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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향지 시집 『야생』
작성일자 2022-11-04
조회수 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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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매 순간의 지금, 이미-항상 과거라는 시간의 침입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이러한 시간의 귀환 현상을 가리켜 억압된 것은 반드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기억 저편의 지금들은 시시때때로 되돌아온다. 그것은 현재의 지금이 불러들이는 것처럼 보일 때조차 스스로 되돌아온다. 실존의 시간은 바로 그렇게 흐른다. 과거의 지금은 이미-항상 현재의 지금으로 도래한다. 이 과거의 지금으로 인해 현재의 지금은 유의미한 시간이 된다. 인간의 삶에서 이러한 시간의 틈입이 발생하지 않는 지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한에서 우리는 “‘지금은 언제나 새로 돋아나는 잎이다라는 시인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시가 실증하는 시간의 존재론이기도 하다. 시는 우리의 삶에서 지금이 그 안에 숱한 시간을 응축하고 있음을, 과거의 지금들이 솟아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 가능성이야말로 인간이 현재를 새롭게 감각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처럼 시간의 존재론을 통해 지금을 새롭게 경험하게 될 때, 시는 동일성의 반복을 치유하는 해독제가 된다. 시인은 시의 이러한 존재론적 위상을 내가 하루를 사는 동안 너는 천년을 떠돌아 살아 다오라고 표현한다(11). 한 개인의 시간은 유한하다. 하지만 시는 그 유한한 시간을 재료로 삼아 항상 새로운 지금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무한한 시간인 것이다.

-고봉준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이향지 시인

1942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89월간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괄호 속의 귀뚜라미』 『구절리 바람 소리』 『물이 가는 길과 바람이 가는 길』 『내 눈앞의 전선』 『햇살 통조림』 『야생,

에세이집 산아, 산아』 『북한 쪽 백두대간, 지도 위에서 걷는다를 썼다.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