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녀 시집 현대시 기획선_067 『기둥들은 모두 새가 되었다』

기억의 원리와 시적 환유의 방법

최금녀 시의 서정성은 여타의 서정시와 두 가지 측면에서 구별되는 변별성을 보여준다. 첫째는 시적 주체의 감정표현을 최대한 결제하는 것이고, 둘째는 시적 주체의 자기 성찰이나 세계와의 갈등 극복을 좀처럼 제시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 성찰의 매너니즘에 매몰되지 않고 시적 품격을 지킬 뿐만 아니라 시적 밀도 및 강도를 강화하는 독특한 시적 기율에 의거해 독자적인 시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오형엽(문학평론가, 고려대교수)

최금녀

함남 영흥 출생. 1962년 『자유문학』에 소설로 등단. 1998년부터 시 창작. 시집으로 『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 『길 위에 시간을 묻다』 외 6권, 시선집 2권, 일역시집·영역시집 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 이사, 국제 펜 자문위원, 대한일보 기자,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역임. 펜문학상, 현대시인상, 여성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