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연 시집 『자작나무 애인』 발간

보살세계를 구현해낸 미학적 형상, 삶의 진짜 힘을 찾아낸 시편들

우정연 시인의 신작 시집 『자작나무 애인』이 문학아카데미시선 306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집은 제1부 <향기 법문> 제2부 <누군가의 집 한 채> 제3부 <그럴 줄 알았다> 제4부 <자작나무 애인. 제5부 <시인의 에스프리>에는 고명수 시인의 해설이 수록되었다. 고명수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보살의 정신세계를 예술적 형식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삶과 시의 현장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했다고 상찬하였다. 더불어 박제천 시인은 “삶의 진짜 힘을 찾아낸” 시집에 “절로 마음이 든든해 진다”고 이번 시집의 의의를 새겼다.

우정연의 시들은 불교적 감성과 모성적 자애를 바탕으로 하여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연민과 자비의 시선으로 사물과 세계를 바라보는 우정연의 시는 오랜 수행을 통해 얻게 된 평상심과 자기극복의 결과에 기인한다. 세상의 험난한 “바람에 찢겨도” 그늘 속에서 미소 지으며, “꽃대 꺾이지 않고 고개 숙여 보랏빛 고고함”을 지켜내는 화자의 낙천적 심성과 높은 기품이 뛰어난 이미지 조형을 통하여 잘 구현되어 있다. 폭넓은 크샨티를 바탕으로 높은 보살의 정신세계를 예술적 형식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삶과 시의 현장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해가기를 기대한다. ―(고명수, 시인, 전 동원대 교수)

우정연 시인은 세상을 바닥부터 가슴으로 껴안는다. 품안으로 뛰어드는 아기사슴을 어미없는 고아로 받아들이거나 “자식도 마누라도 없는 육순 늙은이의 빈자 일등”에 절로 마음이 든든해 진다. 사골을 우리며 소의 한 생을 짚어나가다가 아득한 시절 나 역시 누군가의 사골이었으리라 생각하는 시인에겐 “식은 밥덩이에 뜨거운 국물을 부어 따르고, 다시 또 부어 따르는 토렴이 “거룩한 의식처럼” 보인다. 「자작나무 애인」 역시 울란바토르 여행에서 만난 자작나무와 눈을 맞춘 작품이다. “가녀린 껍질이 사르르 눈꺼풀을 떠는” 자작나무, 그렇게 “눈송이같이 하얗게 나풀거리는 허리를/ 눈으로 손으로 쓰다듬”는 시인의 사랑은 시인이 세상에 돌려주는 향기 법문이다. 부처님처럼 온몸으로 “물큰물큰 법문을 토해내는 쑥부쟁이,” “돌이끼” “가슴 깊숙이 묻어둔 온기를 꺼내” 단풍나무에게 젖을 먹이는 너럭바위가 되는 시인은 탑골공원 돌담길에 세워진 유모차 한 대에서 “누군가의 집 한 채”로 서 있는 삶의 진짜 힘을 찾아낸다.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자작나무 애인』을 기린다. ―박제천(시인, 문학아카데미 대표)

▶프로필: 전남 광양 출생. 2013년 『불교문예』로 등단. 시집 『송광사 가는 길』. 『자작나무 애인』(전남문화재단창작지원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