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시인대회를 개최합니다.

인사말씀

동아시아 시인들과 함께 하는 평화, 생명, 그리고 우정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예순이라는 나이는 이순(耳順)이라고 하고 이는 고대 중국의 성인 공자가 60이 되어서 천지만물(天地萬物)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우리 동아시아인들은 평화라는 말에서, 혹은 생명이라는 말에서 천지만물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상상합니다. 천지만물의 운행과 조화에서 우리는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여럿이면서 평화로운 생명의 따뜻한 기운이 움직이는 것을 느낍니다.
최근의 급변하는 동아시아의 국제적 정세 속에서 저희들은 다시 한 번 평화와 생명과 우정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시의 힘은 약하지만 생명에 대한 확신을 전하는데 시보다 강력한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린 새싹이 자라 거대한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세상을 푸르게 하는 것처럼 여린 시의 힘 속에서 저는 크나큰 생명의 힘을 느낍니다. 강한 것은 부러지고 약한 것은 강한 것을 이깁니다. 약한 것을 서로 보듬어 주고 생명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을 우리들은 진정한 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한국시인협회는 창립 6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있습니다. 극단의 대결과 극한의 경쟁으로 치달리는 시대에 저희들은 산간 마을 평창에서 중국과 일본의 그리고 한국의 저명한 시인들을  모시고 동아시아 시인대회를 개최하는 기쁨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생명과 평화와 우정이 약해지고 소홀하게 취급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이 약한 힘을 같이 나누기 위해 여기 이 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그것은 나눌수록 커지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이 행사가 디지털 시대의 정서적 결핍이나 인간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더 크고 풍요로운 동아시아를 만들기 위한 희망의 자리가 되기를 저희들은 간절히 소망합니다.

2016. 11. 5.

한국시인협회 회장 최동호

선 언 문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한마음으로 기원하는 바, ‘2016년 동아시아 시인 대회’가 21세기 동아시아 ‘평화’와 ‘생명’, 그리고 ‘우정’의 기치를 드높일 주춧돌이 될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동아시아 공동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하나. 우리는 ‘생명 존중’, ‘생명 사랑’이 인류의 미래를 보전할 최대 가치임을 믿으며,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서로의 믿음과 배려, 호혜가 동아시아의 공존을 이끌 주춧돌임을 선언하며, 동아시아의 ‘우정’을 위해 헌신한다.

2016. 11 .07.

2016 평창동아시아 시인대회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