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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홍일표 시집『조금전의 심장』출간
작성일자 2023-04-24
조회수 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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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의 말
홍일표 시인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자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사물과 존재 들이 뱉어
내는 말, 해석되지 않고 문장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세계의 맨얼굴을 붙들어 보려는 과정을 시로 쓴
다. 섬세한 관찰과 정교한 묘사는 워낙 시인의 특장이지만, 이번 시집에서는 온몸의 감각기관을 재
배치하여 세계의 감각기관과 조응하려는 몸짓이 더욱 역동적이고 생생하게 살아나 있다. 그런 의미
에서 『조금 전의 심장』은 언어 밖에서 출렁이는 존재자들이 귀로 들은 것, 눈으로 본 것, 입으로 말
한 것, 마음으로 보여 준 것을 증언하려는 시인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 오연경(문학평론가)


홍일표 시집 『조금 전의 심장』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한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보여 주면서 여러 시 전문지 편집 주간으로 활동해 온 홍일표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줄곧 언어로 포획될 수 없는 인간 질서 너머의 세계를 좇아 왔던 홍일표
시인의 시에는 그만의 독보적인 감각과 사유로 찾아낸 신비한 요소들이 가득 차 있다. ‘구전설화’나
‘노래’ 등 오직 소리로 전해 내려온 이야기들, ‘방언’이나 ‘불립문자’ 같은 신성의 언어를 원천으로 삼
아 길어 올린 이미지와 소리 들이 그것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발견한 새로운 신비의 원천은 다
름 아닌 ‘몸’이다.
시인에게 ‘심장’은 몸 안에 깃든 ‘인간 질서 너머의 세계’ 그 자체이다. 『조금 전의 심장』으로 시인은
온몸의 감각기관을 활짝 열고 전에 없이 삶에 밀착된 몸짓으로 세계를 마주한다. 시인이 열어 준
길을 따라 우리는 몸과 인식의 경계를 허물어 사물이 말을 걸어오는 방식에 감각을 내맡겨 보게 된
다. 그 전엔 알아채지 못했던 낯설고 매혹적인 반짝임과 그림자, 희미한 소리 들이 물밀듯 다가든
다. 그렇게 우리는 생성되는 순간 사라지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언어 바깥의 소리들, 저마다의 리듬
을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따라 이제 조금씩 다르게 박동하기 시작하는 심장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