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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림자는 물에 젖지 않는다 - 김경수
작성일자 2019-10-14
조회수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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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물에 젖지 않는다



김경수



연못에 지상의 꽃 그림자가 놓여 있다.

그림자는 물에 젖지 않는다.

어떤 슬픔도 그림자를 젖게 할 수 없다.

인생도 슬픔에 젖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건반을 두드리자

하늘에서

세상의 모든 슬픔을 안고 빗방울들이

줄지어 뛰어내린다.

일순간 세상의 모든 슬픔이 사라졌다.

잠시 뒤 다시 몰려올 자세를 취하는 슬픔이라는 파도

슬픔의 크기가 아무리 커도

그림자는 물에 젖지 않는다.

 

 

알레고리로 슬픔에 젖지 않는 삶에 대해 형상화하고 있다. 연못에 비친 지상의 꽃 그림자는 당연히 물에 젖지 않는다. 수면 위의 어떤 영상도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세상의 어떤 슬픔도 그림자를 젖게 할 수는 없다. 이 시에서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움직이는 모습을 건반을 두드린다고 표현한 부분이 빛난다. 화자는 세상의 모든 슬픔을 안고 빗방울이 쏟아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이때 하늘이 감당한 슬픔으로 지상의 슬픔은 사라져 가는 상상을 한다. 그래서 슬픔이라는 파도가 또 밀려올지라도 그림자는 물에 젖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 시에 나타나는 존재는 상처와 슬픔에 젖어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밝은 세계를 지향한다. (박수빈)